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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 1년

 

1년

지구가 한 바퀴를 도는 동안 나는 쳇바퀴를 돌았
습니다
산다고 한 번 살아봤는데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
네요
손이 거칠어졌습니다
뼈마디가 뭉퉁하니 굵어졌습니다
거울 속의 내 모습이 작년보다 딱 1년만치 흘렀
습니다

인스타에 독립출판이 핫합니다
다들 멋지게 사진을 찍었더군요
해시태그를 붙여서 너도 나도 자랑합니다
나는 책방을 좋아하지만 자주 가진 않습니다
빈손으로 나서는 건 죄를 짓는 기분이라서요

여행을 떠났던 책들이 다시 돌아왔습니다
몇몇 독립출판서점이 문을 닫았군요
몇몇 독립출판계의 스타작가가 탄생한 것은 축하
합니다
물론 저는 아닙니다
최저시급이 오른 건 환영합니다
그것과는 별개로 나는 책값을 낮췄습니다

살아본다고 살아내고 있습니다
물론 당신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
또 살아내려고 살겠지요

무거운 것들은 항상 아래로 향한다
8,000원
  • writer. ohye (ip:)
  • 평점. 0점  
  • date. 2018-06-19 16:30:0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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